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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 닌텐도를 통해 본 캐릭터 비즈니스 개요

작성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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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똑한 피카추, 엔터테인먼트 대륙 점령기

라라 크로포트의 캐리커처 인형이나 브로마인드 사진이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 액션어드벤처 게임을 영화화한 ꡐ툼레이더ꡑ 때문. 이제 차세대 복합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인공은 게임캐릭터가 될 것은 자명한 사실로 보인다. 그러나 게임의 캐릭터 비즈니스는 말처럼 쉽지 않다. 현지화, 브랜드인지도, 유통․물류 등 전방위적 마케팅 전략의 백업이 필요한 고난도 작업이기 때문이다. 곽은경(캐릭터파크 대표)

□ 만화영화 ꡐ라이온 킹ꡑ 한편의 수익이 국내 자동차 150만 대 판매수익과 같다. 10만 명의 직원수로 천문학적 수익을 올린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2개 기업을 합쳐 3,000여 명에 불과한 일본 2대 게임업체의 수익과 비슷하다. 또한 세계적 가전그룹 소니의 전체 이익 중 절반 정도가 소니엔터테인먼트에서 발생한다. 이렇듯 영화,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천문학적 시장규모를 간직하며 엘도라도의 꿈을 쫓는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 중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차세대 선두주자인 캐릭터 비즈니스의 역주가 더욱 돋보이고 있다.

[ 게임! 최강의 엔터테인먼트 컨텐트 ]

세계 캐릭터시장의 대부분은 미국과 일본이 사이좋게 양분한다. 그런데 최근 일본의 전통적인 캐릭터 비즈니스 전개모델이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출판만화에서 TV애니메이션으로 그리고 라이선스 사업으로 캐릭터 활용이 이어져 왔다. 과거 하나의 미디어에서 출발점을 가지던 것이 이제는 만화, 게임, TV애니메이션 등 다각적인 미디어가 혼합되면서 캐릭터가 동시다발적으로 노출되는 것이다.
도라에몽, 세일러문은 전자의 경우로 캐릭터의 라이프사이클이 각 미디어를 거치면서 5～10년이라는 장기 플레이가 가능하다. 또한 출판물이란 기본 베이스로 인해 비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포켓몬스터나 디지몽은 후자에 속하며 대규모의 투자비용을 필요로 하지만 투자대비 수익 회수기간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단 라이프사이클이 2～3년 정도로 짧아 급변하는 유행주기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다채널 전략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특이한 점은 게임 컨텐트에서 파생된 캐릭터의 경제적 파워가 날로 급성장 한다는 것이다. 게임의 특성상 멀티미디어 기술과 오락성, 대중성 등이 여타 미디어 컨텐트보다 강력하기 때문이다. 게임은 이미 아이들의 단순한 놀이대상을 넘어 기타 산업으로의 파급효과가 상당한 경제자원이자 첨단기술을 선도하는 위치로까지 부상하고 있다. 특히 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영화 산업을 능가하는 지위로까지 자리잡았다. 따라서 세계 각국의 유수 전자통신업체,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 방송사 등이 게임산업을 멀티미디어 시장선점을 위한 핵심산업으로 인식, 적극적인 진출 양태를 보이고 있다. 게임만큼 미래지향적이며 다방면으로의 전환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컨텐트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게임 컨텐트에서 어떻게 캐릭터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까? 닌텐도의 포켓몬스터 사례를 통해 실마리를 찾아보자.

[ 게임캐릭터 비즈니스, 마케팅의 종합예술 ]

가정용 게임기업체인 닌텐도는 화투와 트럼프 생산업체로 시작해 패미컴이란 게임기 발매로 시장의 주목을 받은 기업이다. 이런 닌텐도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포켓몬스터(이하 포켓몬, 우주를 지배하려는 복제괴물 ꡐ뮤Ⅱꡑ와 싸우는 151마리 조그마한 동물들의 이야기)다. 96년 첫선을 보인 포켓몬은 세계 최고의 캐릭터로 돌풍을 일으켰다. 99년 11월 10일 미국 전역에 공개된 영화 ꡐ포켓몬스터-더 퍼스트 무비ꡑ는 개봉첫날 수입 1,100만 달러에 연말까지 8,360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심지어 99년 말 타임지는 올해의 10대 인물로 피카추(귀여운 생쥐 모양의 포켓몬)를 선정했을 정도다.
포켓몬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우선 매력적인 캐릭터와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꼽을 수 있다. 싸움은 벌어지되 누구도 죽지 않는다. 잔학성도 없다. 그러면서도 재미가 있다. 어린이들이 작품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 것이 적중했다. 또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협력사에 엄격한 라이선스 정책을 구사하고 하드웨어를 저가에 보급하는 시장확대 전략도 주요했다. 그 결과 휴대용 게임기인 게임보이를 1억 대나 판매하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무엇보다 미국닌텐도의 비즈니스 전략이 성공요인 중 가장 으뜸이다. 미국닌텐도는 일본과 아시아를 제외한 전세계에 대한 포켓몬의 비즈니스 권리를 갖고 있는데 포켓몬 붐을 창출하기 위한 치밀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이를 4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 첫째,
현지화를 통한 문화장벽의 극복 미국닌텐도는 96년 2월 일본서 첫 판매된 포켓몬이 게임, TV애니메이션, 카드 등 다각적인 미디어로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 일본과 아시아를 제외한 전세계 판매권을 획득했다. 영어판 발매를 결정한 다음 곧장 미국식으로 내용을 바꾸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주인공 ꡐ사토시ꡑ라는 이름을 ꡐ앗슈ꡑ로 바꾸는 등 특정민족을 떠올리지 않게 했다.
인물이나 캐릭터의 이름도 대부분 미국인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바꿨다. 게임 내용도 수정했다. ꡒ프로그램 구성이 복잡해 음성만을 바꿔 넣는 것이 어려웠다. 영어판을 만들기 위해 결국 처음부터 완전히 뜯어고쳤다ꡓ는 아라카와 미노루 미국닌텐도 대표의 설명이 인상적이다. TV애니메이션에 녹음된 일본어와 배경에 등장하는 일본어 도로표시, 간판 등을 모두 영어로 고쳤으며 음악도 템포 빠른 랩조로 바꿨다.

□ 둘째,
주도면밀한 홍보전략 포켓몬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151마리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를 이용해 게임과 카드 상품의 판매전략을 구상했다. 우선 판매전략의 실현을 위해 인지도 향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게임판매에 앞서 TV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을 내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지상파의 전국 네트워크는 방송시간을 제공하지 않았다. 그래서 광고수입의 일부를 받는 조건으로 프로그램을 무료로 지방독립방송국에 제공했다. 이로써 미국 전역에 걸쳐 방송시간대를 확보한 다음 대대적인 선전으로 포켓몬의 인지도 향상 작전을 펼쳤다.
방송개시 직전인 98년 8월 25일에는 캔서스주의 주도 토피카시의 이름을 하루 동안만 ꡐ토피카츄ꡑ로 바꾸었다. 그리고 수백 마리의 피카추를 낙하산으로 시내에 떨어뜨리는 이벤트를 개최했다. 또한 피카추 모양을 10대의 차량에 도배한 후 미국 전역을 순회하면서 선전 상품을 배포했다. 포켓몬 내용을 해설한 30분 짜리 비디오테이프를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작전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방송 직후부터 TV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을 유지했다.
덕택에 2주일 후에는 게임보이용 소프트웨어를, 99년 1월에는 카드를 내놓을 수 있었다. 소프트웨어의 미국 판매실적(99년 말 기준)은 800만 본에 이르며 액수는 전체 미국 전자게임시장의 50%를 차지하는 것이었다. 카드도 99년 한해 동안에만 24억 매가 팔렸다. 지난 3년간 일본 내에서의 판매실적 18억 매를 단 1년만에 6억 매나 앞질렀다.
곧이어 151마리의 캐릭터관련 완구 상품도 1,000가지 이상을 내놓았다. 어린이들이 관련상품의 수집에 몰두하면서 포켓몬 비즈니스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결국 미국닌텐도는 로열티와 TV광고비를 포함해 3,000만 달러에 달하는 마케팅비용을 주도면밀한 계획에 따라 집행함으로써 성공의 밑거름을 만들었던 것이다. 참고로 현재 미국에서 포켓몬관련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는 4Kids엔터테인먼트의 알프렛 칸 회장은 ꡒ미국의 포켓몬 시장은 6,000억 엔으로 추정되는 일본 시장의 2배 이상ꡓ이라고 설명한다.

□ 셋째,
유통경로확보와 물류개선 포켓몬 비즈니스의 성공요인에는 10년 이상 걸려 미국 전역에 구축해온 모세혈관 같은 거대한 판매망도 빼놓을 수 없다. 다른 회사들은 일본에서든 미국에서든 자사상품의 소매점 판매실적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없다. 소매점이 판매데이터를 곧장 메이커에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닌텐도는 80년대 후반 이미 소매점으로부터 직접 판매데이터를 보고 받는 체제를 정비했다. 현재는 미국 전역의 80％를 커버하는 각 소매점의 컴퓨터와 본사 컴퓨터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 여기서 생산된 데이터를 활용해 점포내의 전시상품을 결정한다.
그러나 인기 상품이더라도 원활한 물류흐름이 우선이다. 이에 따라 91년 시애틀 본사 근처에 총 6,000만 달러를 투자, 최신형 창고를 건설했다. 창고에서 직접 각 소매점으로 출하하는 체제로 바꾸면서 물류를 대폭 개선했다. 종전에는 창고로부터 소매점의 집적소까지 상품을 운반한 다음 다시 각 소매점으로 출하했다. 이러한 물류개선을 통해 하루 최대 15만 개의 상품을 수주한지 2일 이내에 미국 전역의 2만개 점포에 보낼 수 있게 됐다. 이 창고는 미국의 물류전문지 웨어하우징매니지먼트로부터 99년 ꡐ올해의 창고ꡑ로 선정됐다.

□ 넷째,
과다반품 대응체제 미국닌텐도의 판매망에는 또 하나의 강점이 있다. 바로 고민거리인 과다반품을 막을 수 있는 체제. 미국에서는 소매점의 힘이 강력하다. 재고 상품을 메이커나 도매상에 반품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게임은 더욱 심하다. 이로 인해 소비자가 게임을 지겨울 정도로 즐긴 다음 반품하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소매점은 반품된 상품을 메이커에 되돌려준다. 메이커는 불량재고인 반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고스란히 받아들일 경우 연간 4～5,000만 달러의 상각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의 게임소프트웨어 업체가 미국에서 고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닌텐도는 반품문제의 해결을 위해 96년 개별상품의 제조번호를 바코드화했다. 상품 판매시기를 확인하는 시스템을 소매점과 협력해 도입한 것이다. 일단 소매점에서 상품이 판매되면 바코드가 이를 해독한다. 언제 어디에서 팔렸는지가 컴퓨터에 등록, 소비자가 반품하려고 할 경우 소매점은 바코드를 확인한 다음 가부를 결정한다. 98년 봄부터는 반품방지 시스템을 외부에 제공하기 시작해 필립스를 비롯 라이벌인 세가엔터프라이스 등도 이를 활용하고 있다.

[ 키워드는 비즈니스화와 브랜드 전략 ]

게임 컨텐트 산업은 음반, 애니메이션, 배우, 저널리즘, 프로그램기술 등 문화와 기술의 모든 요소를 필요로 한다. 차세대 복합 엔터테인먼트의 핵심이며, 세계 미디어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97년 유럽에서는 이미 영화상영, 비디오대여와 판매시장을 제치고 가장 큰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게임은 더 이상 게임유저만의 고유상품이 아니다. 영화, 오디오, 비디오, TV, 온라인 등 모든 형태의 미디어에 침투하게 되면서 대중적인 관심 대상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따라서 게임산업은 복합적인 기능을 갖춘 플랫폼의 등장과 이를 수용하는 게임 컨텐트 개발, 폭 넓은 게임 수요자 확보 등으로 향후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게임개발 자체보다 게임 컨텐트, 즉 게임 캐릭터를 어떻게 비즈니스화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뛰어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첫걸음임은 부인하지 않는다. 문제는 게임 자체의 시장규모보다 캐릭터를 이용한 다양한 부대사업의 규모가 훨씬 크다는 점이다. 이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게임개발 자체에 몰두하는 협소한 시각을 버리고 게임의 컨텐트 비즈니스와 캐릭터의 브랜드 향상을 위한 전략마련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게임이 미디어로서, 엔터테인먼트 컨텐트로서 어떤 경제적 미래가치를 불러올 것인지 예측하고 그에 따른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해 세계 유수 게임 컨텐트와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재고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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